2007년 03월 14일
야속함, 답답함 그리고 안타까움.


어제 저녁, 동생이 근처에서 개울음소리가 난다길래 옥상 쪽으로 올라갔더니만 이녀석이 있었습니다.
다가가니 잡동사니 모아둔 공간 속에 숨어서 나오질 않더군요.
무슨 연유로 올라왔는지는 둘째치고서라도 꺼내서 내보내려고 했는데 숨어서 나올생각을 안하네요.
하는수 없이 날 밝은 다음에 다시 시도를 해봤는데
개의 덩치도 있고 숨어있는 틈새로 들어가기엔 너무 협소해서
119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시시한 문제로 치부하기 쉬울텐데 성심 성의껏 도와주시더군요.

일단 녀석을 포획하고 보니 지저분한곳도 없고 성격도 순한거보니 떠돌이는 아니고,
아마 누군가 키우다가 버릴 심산으로 우리 빌라 옥상 앞에 놓고 간듯 싶어요.
발견한 사람이 키워줬으면 하는 생각도 있을진 모르겠으나
저런 덩치있는개를 키울 빌라는 웬만해선..
아니 적어도 이 빌라 안에는 이녀석을 감당할만한 공간이 결코 없어요.

겁에 잔뜩질린데다 본성이 제법 순한지 저항할 생각도 안하네요.
그래서 좀 느슨하게 박스에 놨더니 도망가려 시도 하길래 온갖 쇼를 해가며 다시 잡은 다음
옥상에 놔뒀습니다. 좀 겁에 질린녀석에 대해 거칠긴 해도 방법이 없는데 어쩌겠나요...

결국 동물구조단에 연락을 해서 보호를 요청했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난후 오셔서 박스 안에 있는 녀석을 데려가시더군요.

근데 하시는 말씀이 1달동안 보호하다가 원주인이나 입양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법규정에 따라 안락사 시킬수밖에 없다고 하시더군요... 안락사라는 여지에 대해선 생각하고는 있었는데
직접 듣고 보니 그놈의 겁에 질린 눈동자가 떠올라서 약간 뒷골이 당기는 기분이 들더랍니다.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으나 키우던 녀석을 뒤도 안돌아보고 버린 주인도 야속하고
뭔가를 할수도 없는 이쪽의 사정도 답답하고, 한달후의 저녀석의 입장도 장담할수 없는게 안타깝네요.

아무것도 해준바는 없지만 다른 좋은 주인을 만나서 삶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다시는 만날수 없겠지만, 한달뒤에도 이녀석이 살아 있기를 바라면서,
혹시 유기견을 입양하시려는 분이 있다면 이녀석의 얼굴을 좀 기억해주시길 바라는 바램도 담아서..
by MayStorm | 2007/03/14 17:47 | 살아가며 떠들어보기.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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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라큄 at 2007/03/14 17:51
아쉽군요
Commented by 완원종 at 2007/03/14 18:03
정말 안타까운 일이네요...평생 딱 한번 개를 키워본 일이 있습니다만 그 때 느꼈던
감정은 제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결국 저희도 사정이 안돼 시골로 보내버리긴 했습니다만;;
좋은 주인 만났으면 좋겠군요.
Commented by 럼블링하트 at 2007/03/14 19:01
불쌍하네요;; 눈에서부터 왠지 겁에 질린것 같아서 슬픕니다
누군가가 좀 데려다가 키워줬으면 좋겠네요ㅠ

P.s. 개 키우는 사람 입장에서, 저렇게 무책임하게 강아지 버려놓는 사람들 정말 "경멸"합니다, 기본적인 책임감도 없는 부류라고 생각해요;;
Commented by Karyu at 2007/03/14 19:40
저런... 안타까운 일입니다 ;
Commented by 구옆희 at 2007/03/14 21:06
아 슬퍼요.....
인간이 젤 잔인하다능.....ㅠㅠㅠㅠ....
Commented by MayStorm at 2007/03/14 23:15
라큄 // 어쩔수 없죠 뭘하려해도 도리가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완원종 // 저희집도 예전에 키운적이 있었는데 그녀석의 마지막이 웃지 못할 마지막인지라 - -;
그이후로 어머니는 더이상 개 안킹우신다고 하셔서 조그만 녀석도 못들여놔요;; 부디 한달이 지나서도 살아남아 줬으면 하네요..

럼블링하트 // 사람만 보면 겁에 질려 있더군요. 본명 누군가 키우던 개인데 주인도 참 무정하기 그지 없습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명을 곁에 둔다는건 그만한 책임이 따르는건데 요즘 사람들중에 그걸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네요.

Karyu // 누군지 몰ㅇ라도 빌라 옥상 문앞에 무책임하게 놔두고 갔으니.. 그저 좋은 주인 만나길 빌뿐입니다.

구옆희 // 개에 대한 사람의 몹쓸짓은 많이 들어왔는데,
이런 상황을 실제로 접하고 나니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쩝..
Commented by 밥상뒤집기 at 2007/03/15 16:03
아직 1달이 있다지만 좀 힘들겠군요;
Commented by chelsea at 2007/03/15 23:56
불쌍한 아이군요. 좋은 사람 만나기를 바랍니다. 안락사까지 가지 않기를.
Commented by MayStorm at 2007/03/20 22:46
밥상뒤집기 // 아버지께서 주말에 오셔서회사에 대려다 놓고 키웠으면 좋을걸 그러셨는데
그냥 놔둘걸 그랬나봅니다...

chelsea // 지금은 잘 보호받으며 지내고 있겠죠. 한달이 지나서도 살아있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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